조선족 보모, 한매를 만나다
남편과 이혼 후, 홀로 13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조금도 없는 의사인 전 남편에게 아이 양육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며 살지만 무리,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없는 것이 지선의 현실이다. 그런 지선의 집에 아이를 봐주며 일하던 보모가 실수로 아이를 다치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지선은 보모를 해고하고 새로운 보모를 구하게 된다. 윗집에 사는 이웃은 자신의 조카라며 소개해주는 새로운 보모, 한국어가 서툰 조선족 한매(공효진)이다. 처음 한매를 봤을 때 한국어도 서툴고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한매가 불러주는 노래를 듣고 금세 울음을 그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진짜 '엄마'처럼 아이를 돌보는 한매를 보며 믿음을 가지고 정식으로 고용하게 된다.
사라진 보모와 내 아이
그렇게 평범하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는 지선은 한매와 자신의 아이가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예방접종을 하러 간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한매는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연락조차 되질 않는다. 아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애가 타는 지선은 한매의 외국인 등록증을 챙겨 경찰서로 간다. 실종신고를 하는데 담당 변호사에게서 전화를 받게 된다. 혹시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냐는 것, 이혼한 전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소송 중이었기에 양육권을 빼앗기게 될까 봐 걱정이 되어 전 남편에게 이 사실을 바로 알리지 못하는 지선이다. 그러던 중 경찰관이 조회한 외국인 등록증은 한매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이었다. 혼자 아이와 한매를 찾기 시작한다. 한매를 조카라고 소개한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지만 그 아주머니조차 돈을 받고 소개를 했던 것, 예방접종을 하러 간다는 말이 떠올라 아이가 다니는 병원을 찾아가 내원 정보를 물어보는데 아이가 없어진 날이 아닌 전에 와서 이미 한 달 치 약을 처방받아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매의 이력서에 적힌 주소지를 보고 찾아가지만 아무것도 아무도 없고 한매가 일하던 불법 업소에 찾아가 한매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한매는 매매혼으로 한국에 팔려온 조선족 여성이었다. 그렇게 만난 남편과 가정, 임신을 하게 되고 출산까지 하였지만 아이의 건강에는 생명과 연관되는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돈도 한 푼 없던 한매는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매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쩔 수 없이 한매는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지만 매매혼 조선족이었기 때문에 의료보험 가입이 안되어있는 것은 물론 돈도 한 푼 없었다. 아이를 살리려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한매는 장기매매 중개인(박해준)을 찾아가 자신의 간을 팔고 그렇게 치료비를 마련하게 된다. 목숨과도 같은 치료비를 마련했고 딸의 치료를 위해 입원을 한다. 수술을 앞둔 어느 날, 같은 병원 급성폐렴으로 급하게 데려온 지선의 아이, 위태롭지만 병원에 남은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지선의 남편은 이 병원의 의사였고 남편의 지시로 한매와 아이는 어처구니없이 강제 퇴원하게 된다. 수술만 받으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한매의 아이는 그렇게 사망하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지선의 가족은 빼앗은 병실에서 행복한 모습을 보인다. 한매는 이런 모습을 보며 지선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이런 이유들로 지선의 집에 보모로 들어가고 지선의 딸을 자신의 아이처럼 보살피고 착각하며 납치까지 하게 된 것이다.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하던 경찰은 납치 사건으로 바꾸며 다시 수사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지선은 자신의 집 김치냉장고 위에 있던 조각보에 자꾸 눈길이 가고 그 조각보에는 재인이라는 한자 이름이 새겨져 있다. 평소에 김치가 다 얼어있어서 고장 난 줄 알았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지선은 김치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한다. 냉장고 깊숙한 곳 작은 아이스박스를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한매의 딸 재인의 시신이 발견된다. 딸의 시신이 있는 김치냉장고 위에 조각보를 올려 두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을 느끼는 장면이다. 경찰은 한매가 장기매매 중개인에게 어린아이의 여권을 구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지선과 경찰들은 여객선 터미널로 향한다. 그곳에서 마주한 한매, 그리고 한매에게 안겨 있는 자신의 딸 다은, 5일 만에 만난 자신의 딸이 안전하다는 사실이 먼저 들었던 지선과 그런 지선을 보고 한매는 다은이를 안고 배의 난간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다. 경찰까지 들이닥치자 다은이와 함께 바다에 뛰어드려는 한매, 한매는 다은이가 자신의 딸 재인이고 내가 엄마라며 소리친다. 그런 한매에게 지선은 내가 잘못했으니 차라리 내가 죽겠다며 다은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제발 살려달라 애원한다. 그렇게 짧고 강렬한 대립 끝에 한매도 엄마이기에 다은이를 넘겨주고 바다로 혼자 뛰어드는데, 지선은 그런 한매를 구하기 위해 한매의 손을 잡지만 지선의 손을 뿌리치며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여러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는 진행되었고 처음 접해본 신선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든다. 타국에 와서 힘없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나눠지는 계층이 존재하며 그들이 넘어설 수 없음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슬프기도 했고 중간중간 조금씩 보이는 코믹한 장면도 흥미로웠고 조선족의 모습을 나타내며 발음 하나하나 완벽했던 배우 공효진의 연기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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